youngho2017
유명 음악가 시리즈(IX)-'세상의 모든 아침'(All the Mornings of the World)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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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에 얽힌 스승과 제자의 애증을 그림과 
음악의 만남, 시적 영상미로 표현한 걸작


 

 


(지난 호에 이어)
 [註: 여기서 상트 콜롬브를 '종교개혁가'라고 번역한 것은 무리다. '얀센주의 신자'라고 표현해야 맞다. 당시 프랑스 사회에는 이른바 얀센주의(Jansenism)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는 네덜란드인 가톨릭 주교였던 얀센(Cornelius Jansen, 1585~1638)이 아우구스티누스(354~430)의 원죄론과 은총론을 극단적으로 해석하여 극도로 엄격한 신앙생활과 윤리•도덕을 강조하고 '선택받은 자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극단적 원리주의에 입각한 종교개혁을 말한다. 
 그 후 오라토리오회의 신부로 극단적인 갈리아주의자인 케넬(Pasquier Quesnel, 1634~1719)에 의해 얀센주의는 절정에 이르렀으나, 그는 1710년 루이14세에 의해 추방 당하고 그 근거지였던 포르루아얄 수도원(Convention of Port-Royal)이 폐쇄되었다. 이어서 1713년 9월8일 로마교황 클레멘스 11세는 교황칙서 '우니제니투스(Unigenitus•독생자)'를 발표해 케넬의 저서 내용 중 101개 명제를 단죄했고 1718년 그들을 파문했다. 그 후 얀센주의 및 갈리아주의는 쇠퇴하여 1764년에 프랑스 교회 역사에서 사라졌다.] 

 


 한 폭의 풍경화 같은 정지된 화면들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무척 아름답다. 아내가 죽은 후 두 딸을 키우는 상트 콜롬브는 전혀 살갑지 않고 엄하게만 보인다. 

 

 

 


 큰애 마들레느(비올레느 라크로와)와 작은애 뜨와넷(나데쥬 태론)은 신교도인 드 뷔르(장 마리 포와리에) 선생에게서 성서, 수학, 라틴어를 배운다. 언니와는 달리 공부에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 개구쟁이 뜨와넷의 아역인 나데쥬 태론의 연기가 천연덕스럽고 깜찍하다. 

 

 

 

 


 아버지의 비올과 드 뷔르 선생의 '테오르보' 합주에 맞춰 노래도 배운다. 두 딸이 부르는 이 노래는 17세기에 유행했던 "순진한 어린 소녀(Une Jeune Fillette)"라는 아름다운 민요로 호르디 사발이 편곡한 것이다. [註: 요즘 르네상스 말기, 바로크 시대 초기의 악기로 당대의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클래식 콘서트가 유행하는데 그 기폭제적 역할을 한 악기가 테오르보(theorbo)이다. 17세기의 음악을 바로크 악기로 연주하는 초기음악 그룹 중 오스트리아의 '아르페지아타(L'Arpeggiata)'가 유명한데 세계적인 테오르보 연주가인 크리스티나 플루하르(53)가 2000년에 창단한 그룹이다.   테오르보는 류트(lute)보다 목이 엄청 길게 확장되어 저음역과 피치의 범위가 넓을 뿐만 아니라 화음과 베이스와 멜로디를 동시에 연주할 수 있어 효율성이 아주 뛰어나고 레퍼토리가 넓으며 다양한 악기와 훌륭한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바로크 시대에 솔로 악기를 포함한 소 편성에서부터 오페라나 오라토리오의 반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바소 콘티누오(basso continuo) 악기로서 대단한 인기와 지지를 얻었다.]

 

 

 


 너무도 귀엽고 깜찍한 딸들의 노래를 통해 아내의 음성이 울려온다. 점점 세상을 멀리하는 콜롬브는 음악에만 몰두하기 위해 말을 판 돈으로 정원 한 켠에 작업실 용도인 오두막을 짓는다. 이윽고 가정부 귀뇨트(미리암 브와예)와 아이들이 악기와 가구들을 오두막으로 옮긴다. 아버지와 떨어지기 싫은 어린 뜨와넷은 귀뇨트에 떠밀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자꾸만 먼 발치의 오두막을 바라본다. 어린 배우들의 연기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영화에 활력과 쏠쏠한 재미를 불어넣는다. 

 

 

 

 


 스스로를 음악에 묻는 상트 콜롬브는 오두막에 들어가 처음으로 연주를 해본다. 이 곡은 17세기 작가 미상의 "E단조 환상곡(Fantaisie en Mi Mineur)"을 사발이 편곡한 것이다. 그는 매일 15시간씩 연습한다. 죽은 아내의 영혼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새 연주법을 개발하고 그윽한 소리를 내기 위해 줄을 하나 더해 7현으로 만들어 그의 연주는 극치에 다다랐다. 여인의 탄식부터 노인의 흐느낌까지 신기의 경지였다.


 그러는 한편 딸들의 양육을 걱정했지만 음악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어린 딸들을 다락에 가둬놓고 잊어먹곤 했다. 


 어느 날 엄하기만 한 아버지가 마들레느와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이때 뜨와넷이 벌레를 잡아와 식탁 위에 올려놓자 촛대로 눌러 죽이는 괴팍한 콜롬브. 또 어느날 자다가 엄마를 찾는 뜨와넷에게 "말 잘 듣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며 "나도 네 엄마가 그리워. 내 기쁨이었는데… 사람 만나는 것도 싫고 책 읽는 것도 싫지만 너희들은 사랑한다"고 진지하게 말하는 콜롬브. 그러나 오두막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딸들에게 무관심해짐은 어쩔 수 없다. 

 

 

 


 마들레느가 좀 크자 연주를 가르치는데 이때 나오는 곡이 상트 콜롬브가 작곡한 "부드러운 가보트(Gavotte du Tendre)"이다. 특히 마들레느의 아역 비올레느 라크로와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마치 원래 바이올리스트인 듯 곡의 멜로디에 따라 코드 잡는 위치와 활질, 악기 다루는 자세 및 표정 등이 놀랄 만큼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콜롬브는 딸의 연주 솜씨에 만족해 한다. 


 이때 아직 어려서 연습을 못하고 마루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뜨와넷이 다가와 자기도 하겠다며 시기하여 언니의 활을 빼앗는 바람에 연습은 중지되지만 어린애의 천진난만한 행동이 재미를 더하고 공감한다. 하지만 그 대가로 아버지로부터 골방에 갇히는 엄한 벌을 받는 가여운 뜨와넷. 


 그러나 부정(父情)은 살아있다. 다음날 콜롬브는 악기 제작자를 찾아가 재질 등을 꼼꼼히 점검하며 주문한 비올을 마침내 부활절 아침에 뜨와넷에게 선물한다. 너무 기뻐 울면서 아버지의 품을 파고들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앙증스럽고 귀여운 딸, 뜨와넷! (다음 호에 계속)

 

 

※ 알림: 10월 3일(수) 갤러리아 쏜힐점에서 문화 강의가 있사오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
강사: 문종명, 손영호(주제: 중국 서안 둘러보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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